금융위기 후 美 최대규모 '은행 합병'…규제 풀자 M&A 불 붙었다

입력 2019-02-08 17:33  

BB&T, 선트러스트 전격 인수

美 6위 대형은행으로 재탄생
BoA의 메릴린치 합병 규모 추월

지난해 도드프랭크법 족쇄 풀려
PNC·US뱅크 등 빅딜 줄 서



[ 김현석 기자 ] 미국 남동부에 기반을 둔 BB&T와 선트러스트가 합병해 미국 6위 은행으로 재탄생한다.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뤄진 최대 규모의 금융사 인수합병(M&A)이다.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도드프랭크법 등 금융규제를 완화한 데 데 따른 것으로 은행 M&A가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다.

BB&T와 선트러스트는 7일(현지시간) 연내 주식 교환을 통해 합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. 자산 2257억달러(약 253조7000억원)인 BB&T(본사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)가 자산 2155억달러를 가진 선트러스트(본사 조지아주 애틀랜타)를 인수하는 방식이다.


오는 4분기 합병이 마무리되면 자산 4420억달러, 예금 3240억달러(약 365조원) 규모의 은행이 생겨난다. 뉴욕타임스는 JP모간체이스, 웰스파고, 뱅크오브아메리카, 씨티, US뱅크 등과 경쟁할 수 있는 남동부의 대형 은행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. 2004년 JP모간이 뱅크원을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금융권 M&A다. 2008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릴린치 합병보다 약간 더 크다.

월스트리트저널(WSJ)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드프랭크법 등 규제 강화로 M&A가 뜸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앞으로 금융권 M&A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. 파이낸셜타임스(FT)도 “그동안 규제에 막힐 것을 우려해 대형 M&A를 주저해온 미 금융권 자세 전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”고 평가했다.

미국 지방은행들은 강력한 규제 탓에 주택대출 등의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기 어려웠다. 또 준법경영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어왔다. 몸집을 키우면 더 많은 규제를 받기 때문에 M&A도 쉽지 않았다.

이에 미 의회는 지난해 도드프랭크법을 개정해 미 중앙은행(Fed)의 자산건전성 점검(스트레스테스트) 대상 은행을 자산 500억달러 이상에서 2500억달러 이상으로 높였다. Fed도 자산 500억달러가 넘는 모든 은행에 가해온 규제를 자산 규모별로 차별화했다. 또 강력한 규제가 적용되는 초대형 은행 선정 기준도 자산 7000억달러, 혹은 외환 포지션 750억달러로 상향했다. 자산 2500억달러 이하 은행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이다. 자산 2500억달러를 넘는 은행은 단 9개뿐이다.

BB&T와 선트러스트는 각각 자산이 2500억달러에 육박해 조금 더 성장하면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될 처지였다. 이에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회계, 준법 등 백오피스(경영 지원) 비용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. 게다가 은행은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디지털뱅킹 등 기술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.

월스트리트저널은 PNC, US뱅크 등도 다른 은행을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. 뉴욕의 금융서비스회사인 킵브루옛앤드우즈의 톰 미쇼드 최고경영자(CEO)는 “지난해 강력한 규제를 받는 은행의 자산 규모가 5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증가하면서 많은 은행이 M&A를 검토하고 있다”고 말했다.

뉴욕=김현석 특파원 realist@hankyung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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